『관자(管子)』 사편(四篇)에서 드러나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 연구 -직하황로도가(稷下黃老道家)의 자연관을 중심으로-

2019 
『관자(管子)』 사편(四篇)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 주로 사편에서 드러나는 황로도가의 심학(心學)을 중심으로 진행되거나 황로도가의 도론(道論)이 어떻게 정치, 사회철학으로 발전하였는지를 다루었다. 그러나 『관자』사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사상체계는 정기(精氣)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직하황로도가의 자연관이다. 사편(四篇)은 노자의 도(道) 개념을 붙잡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미세한 것(微)에서 만물의 생명력으로서의 정미(精微)한 기운으로 승화시켰다. 즉 만물의 근본 원리인 도를 능동적인 정기개념으로 확장하여 구체적 현상세계를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정기란 단순히 사물을 구성하는 물질적 재료가 아니라 만물의 현상과 생명을 낳는 생명력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정기를 보존하여 무위의 도를 행하는 것이 『관자』 사편의 주된 목적이며 그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곧 ‘허(虛)’와 ‘정(靜)’의 수양법이다. 정기를 보존한다는 것은 곧 자연의 도를 잃지 않고 자연의 도를 따라 행동함을 의미한다. 인간이 자연을 따라 행위 하는 형식은 인간이 올바르게 자연을 인식하는 작용에서부터 시작하는데 그 올바른 자연인식이 바로 ‘허’와 ‘정’인 것이다. 따라서 허와 정의 인식론은 곧 정기로서의 생명성을 보존하는, 즉 자연의 도를 따르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기가 단순히 우주만물의 생성원리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관계 맺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인식적 근거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궁극적으로 ‘사물을 따르는 도’를 의미하는 정인지도(靜因之道)의 명제로 귀결된다. 인(因)이란 인간의 인위적 목적을 배제하고 자연을 기준(度)으로 삼아 자연의 도를 따름으로써 자연과 감응하여 하나가 됨을 의미한다. 즉 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함으로써 나를 버리고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노자의 도 개념을 넘어서는 이러한 직하 황로도가의 자연관과 인식론은 사물의 법칙을 따른다는 ‘정인지도’를 근거로 하여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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