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의 재일조선인 문학 출판과 개작에 관한 연구-김달수와 이은직의 경우를 중심으로-

2019 
이 글은 재일조선인 문학의 ‘조국’에서의 문화번역이라는 관점 아래, 그 공간을 ‘전후 일본’에서 ‘분단 조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일부로, 북한의 출판 및 인쇄 시스템을 통해 재일조선인 문학이 월경하는 과정에 주목하며 ‘공민문학’의 함의를 분석한다. 1965년 평양에서 발행된 『조국의 빛발아래』는 북한 최초의 ‘재일조선인소설집’으로, 임경상, 박원준, 이은직, 김재남 등의 조선어 작품들이 재수록되었으며, 유일하게 김달수의 「밤에 온 사나이」 만이 일본어 단편 「夜きた男」의 조선어 번역으로 수록되었다. 남한에서 일본으로 밀항해온 남자가 4·19를 계기로 역밀항한다는 「밤에 온 사나이」의 이동 방향은, 북한 내에서 4·19를 계기로 남한의 단독혁명을 인정한 대남(對南) 정책 드라이브를 미묘하게 보충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치담론의 보충은, 번역과 일본어 컨텍스트의 적극적인 생략을 필요로 했다. 한편, 『조국의 빛발아래』 출간 이후 수차례 북한에 소개된 이은직은, 1984년에 개인 소설집 『임무』를 평양에서 출간한다. 2002년에는 미발표 장편소설인 『한 동포상공인에 대한 이야기』를 평양에서 출간하는데, 그는 같은 해 어느 인터뷰에서 ‘지금도 북조선 재외공민인가’라는 질문에 북한 출판 과정에서 겪었던 검열과 개입에 관한 일화로 그 답을 대신하기도 했다. 남한 인민들의 혁명적 각성과 성장 과정을 그리는 데 성공한 작품으로 언급된 「생활 속에서」는 1971년 평양에서 발행된 재일조선작가작품집과 1984년 평양에서 발행된 개인 소설집 『임무』에 수록된다. 최초의 판본인 1967년 『문학예술』(도쿄) 판본에서 1971년(평양) 판본으로의 개작은 크게 ①남한의 ‘선진성’을 연상시키는 부분의 삭제, ②박정희 정부의 ‘괴뢰성’ 강조, ③북한의 실재성 강조라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1984년(평양) 판본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1967년본과 1971년본에서 ‘애국자’로 언급된 바 있는 이순신 관련 내용이 삭제되었다는 점이다. 이 삭제는 1973년 도쿄에서 발행된 판본에서부터 이어진 것으로, 박정희정권이 이순신을 반공과 국토통일의 선구자로 영웅화했던 사실과 관련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 포함된 일본-남한-북한을 넘나드는 공간적 이동과 언어체계 및 양식적 이동의 복잡성은, 적극적인 포섭/ 배제의 원리로 형성된 ‘공민문학’의 공간에서는 좀처럼 논의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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