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문화전통’의 지속과 변용에 관한 시론(試論)

2010 
일제 강점상황 하에서도 우리 민족성과 민족문화의 상징으로서 우리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온돌문화의 ‘온존설(溫存說)’이 주장된 이래 해방 후에도 온돌문화 담론은 지속되었다. 본고는 온돌문화전통이 한국에서 유교문화전통의 ‘온존’과 지속’의 토대가 되었으나 근대화와 산업화 속에서 온돌문화전통이 변용되었음을 논한 시론(試論)이다. 온돌은 인류역사의 시작에서부터 불의 공유에서 비롯한 것으로 우리 민족은 특히 ‘신화적 인식의 불’의 관념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고 ‘우리 의식’이 강한 민족이었다. 그러한 의식은 자연히 온돌 공간을 통해서 만들어져 계승되어 왔다. 다음은 본고가 논급한 온돌문화전통에 관한 요약이다. 온돌의 온기 전달로 반복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일체감, 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온돌공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동질성이 강한 공동소유의식이 만들어졌다. 또한 온돌생활공간은 작은 공간을 추구한 절제된 생활공간으로서 인류 초기 역사부터 경험한 작은 공간에 대한 ‘원초적 그리움’과 같은 것이었다. 온돌공간은 타인과의 빈번한 접촉의 공간으로서 당연히 질서와 예의가 요구되었기 때문에 교육이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동방예의지국’의 기초예절교육은 이와 같은 온돌공간에서 길러졌다. 한국음식문화 가운데 국문화와 탕문화는 온돌문화전통에서 만들어졌다. 취난과 취사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온돌문화 속에서 탕문화와 국문화가 발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농경정착문화와 깊은 관련을 갖는 온돌문화는 우리 문화의식 가운데 “계대(繼代)의식”을 만들어냈고 ‘한 방[-室]’은 곧 조상에 대한 숭조(崇祖)와 봉사(奉祀)의 공간이 되었다. 끝으로 온돌문화전통은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문화의 ‘태반’이 되었다. 서서히 더워지고 서서히 식어가는 온돌의 속성에서 은근과 끈기의 민족성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온돌문화전통은 일제 강점 상황 하에서 내선일체론의 주창과 함께 ‘온돌부정론’에 의하여 해체 위기에 직면하였으나 해체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그러한 온돌문화전통은 해방 후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한국사회의 가치관변화와 함께 변질되어 갔다. 그 변질의 본격화는 1980년대에 들어서 전통온돌가옥이 서구화되고 아파트의 대량 보급에 따라 그 토대가 무너져갔다. 그러나 본고에서 궁극적으로 온돌문화전통의 바람직한 ‘재창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온돌주거의 양식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지속ㆍ변화되더라도 중요한 우리의 전통 가치관에 다시 한 번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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